신장이식 거부반응, 피 한 방울로 조기 진단 가능할까?
서울아산병원, 피 한 방울로 신장이식 거부반응 조기 진단 가능성 제기
서울아산병원 연구팀이 신장이식 환자의 피 한 방울로 이식 거부반응을 조기진단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와 신·췌장이식외과 신성 교수팀은 “표면강화 라만분광법(SERS)과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항체 및 T세포 매개 거부반응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 및 생명의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바이오센서스&바이오일렉트로닉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신장이식은 말기 신부전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키는 치료법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식 후 거부반응이 발생할 위험도 여전히 존재한다. 현재 이식 거부반응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장기의 조직 생검을 통한 침습적인 방법이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방법은 환자에게 큰 부담을 주고, 출혈 등의 합병증 위험도 높다. 이에 따라 보다 비침습적이고 정밀한 진단 기술이 요구되어 왔다.
신장이식 후 거부반응은 항체와 T세포가 이식된 신장을 공격하는 형태로 발생하는데, 이는 신장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현재 거부반응을 확인하기 위해 혈액을 채취해 신장 기능을 평가하고, 크레아티닌이나 혈액요소질소 등을 측정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은 신장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진단이 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연구팀은 SERS를 이용해 혈청 내 다양한 바이오마커가 만들어내는 라만패턴을 인공지능 기술로 분석함으로써 거부반응을 보다 정밀하게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김준기 교수팀이 자체 제작한 금-산화아연 나노입자 기반의 SERS는 이미 동맥경화와 암 진단 실험에서 높은 신뢰성과 감도를 입증한 바 있다. 이러한 고감도 진단 결과는 여러 나노 바이오마커가 생성하는 스펙트럼 패턴을 기계학습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얻을 수 있었다.
신성 교수는 “침습이 적은 방식으로 한 방울의 혈청에서 고민감도의 진단이 가능해, 앞으로 추가 연구와 검증 과정을 거친다면 신장이식 환자들이 간단한 혈액 검사로 거부반응을 진단받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신장이식 환자의 거부반응 예후 분석을 통해 △이식 거부반응이 없는 군 △항체 매개성 거부반응군 △T세포 매개성 거부반응군으로 환자 샘플을 분류했다. 신장이식 후 장기 손상 및 기능 평가를 통해서는 라만신호의 판별 분석 과정에 대한 유효한 근거를 확보했고, 이를 바탕으로 신장 손상에 따른 라만신호의 진단 정확성에 대한 기여도를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SERS 및 인공지능 기반의 판별분석을 해보니, 각 거부반응에 대한 판별 정확도는 인공지능 분석 알고리즘인 선형 판별분석(PC-LDA)과 부분 최소제곱 판별분석(PC-PLS-DA)에서 각각 93.53%, 98.82%를 달성했다. 이는 라만 스펙트럼으로부터 주성분 분석(PCA, Principal Component Analysis)을 통해 차원 축소로 변수를 줄이고 판별분석을 수행해 얻어진 결과다.
연구팀은 이러한 인공지능 기반 분석기술을 통해 두 가지 거부반응이 혼재된 환자에 대한 모니터링 또한 가능하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준기 교수는 “환자 혈액에는 여러 요인에 의한 바이오마커들이 존재하며 마커 간 비율도 너무나 다양하다. 우리의 기술력으로 제작된 SERS 칩과 인공지능 알고리즘 분석을 통해 임상 환자 샘플에서 신장이식 거부반응을 진단할 패턴을 찾은 것은 상당히 고무적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보건의료기술 연구개발사업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사업으로 진행됐다. 연구 저자로는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교신저자) · 이상화 박사(공동 제1저자), 신·췌장이식외과 신성 교수(교신저자) · 김진명 전문의(공동 제1저자)가 참여했다.
에디터 메디마스터
자료제공: 서울아산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