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국립암센터와 공동 연구를 통해 비흡연 폐암 환자를 위한 새로운 치료 표적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연구는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해 분석하는 ‘다중오믹스’ 기술을 사용해 진행되었다.
연구팀은 비흡연 폐암 환자 중 기존 항암제로는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을 대상으로 에스트로겐 신호전달 체계가 과발현된 현상을 발견했다. 이를 기반으로 항암제 *사라카티닙(saracatinib)*을 새로운 치료 물질로 제시했다.
특히,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의 신호 전달 경로가 비흡연 폐암 환자들에게서 과도하게 활성화된 것을 확인했다.
연구는 지난 10년간 국립암센터에 내원한 1,597명의 비흡연 폐암 환자의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해 진행되었다. 그 중 101명의 환자는 기존에 치료 표적이 발견되지 않은 사례였다. 연구팀은 이들의 폐암 조직을 대상으로 임상 정보와 유전자, 단백질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그 결과, 특정 유전자 변이와 에스트로겐 신호 전달 경로가 과발현된 것을 발견했다.
사라카티닙을 변이가 있는 세포에 적용한 결과, 유의미한 세포 사멸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비흡연 폐암 환자 중 에스트로겐 신호전달경로가 특이적으로 발현된 환자를 진단할 수 있는 분자 진단 기술을 개발 중이며, 국립암센터와 협력해 전임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KIST 이철주 박사는 “이번 연구는 난치암의 새로운 치료 표적을 발굴한 성공적인 사례로, 국내 연구진의 협력을 통해 이룬 성과”라며, “앞으로도 다중오믹스 연구를 통해 인간 질병 치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지원을 받아 진행되었으며,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Cancer Research’에 게재되었다.
에디터 메디마스터
자료제공: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사라카티닙(Saracatinib)*은 단백질 키나아제 저해제의 일종으로, 특정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여 암세포의 성장과 생존을 방해하는 약물이다. 주로 Src 패밀리 키나아제(SFK)를 억제하는데, 이 키나아제는 세포의 성장, 분화, 생존 등 다양한 세포 기능에 관여하는 중요한 신호 전달 경로를 조절한다. 사라카티닙은 원래 영국의 제약회사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에 의해 개발되었다. 이 약물은 다양한 암 유형에 대해 연구되었으며, 특히 뼈 전이암 및 기타 고형 종양에 대한 치료제로 초기 임상 시험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상업화 단계에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해 일부 적응증에 대한 연구만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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